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3.25%로 내렸다. 13차례 이어진 기준금리 동결은 1년9개월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물가상승률이 1%대를 기록하며 안정 기조가 강화된 가운데 장기간 회복되지 않고 있는 내수 부진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를 지연시켰던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된 것도 인하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 금통위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 회의실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3.25%로 0.25%포인트(p) 내렸다. 3년2개월 만에 피벗(pivot·정책기조 전환)이다.
한은은 2021년 8월(0.5→0.75%)을 시작으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을 시작했다. 이 때부터 두 차례의 빅스텝(한 번에 0.5%p 인상)을 포함해 총 10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연 3.5%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운용해왔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 최근 머니투데이가 채권시장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7명이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1.6%까지 둔화하면서 물가안정 기조가 강화됐고 연준도 빅컷 이후에도 연내 2차례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며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 등 종합적으로 금리인하를 시작할 명분과 분위기가 강화됐다"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부동산가격이 염려되긴 하겠지만 한 가지 지표만 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금리를 내리지 않는게 힘든 국면"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내 추가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한은이 연내 금리인하를 시작한 다음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10월 인하 이후 연속 인하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며 "이달 이후 기본적으로 2차례 회의에서 금융안정 데이터를 살펴보고 내년 2월쯤 두 번째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