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Gb·최고 성능 40Gbps 구현
업계 최고 용량… 내년 상용화
연내 주요 GPU 고객사와 검증
인공지능(AI)용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삼성전자가 다시 '업계 최초 그래픽용 D램'을 앞세워 반격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12나노급 24Gb(기가비트) GDDR7 D램(사진) 개발을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를 연내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고객사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컴퓨팅 시스템에서 검증을 시작해 내년 초 제품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해당 고객사는 엔비디아일 것으로 추정된다.
제품은 전작인 16Gb GDDR7 D램 대비 용량과 성능, 전력 효율이 모두 향상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에 12나노급 미세 공정을 적용해 동일한 패키지 크기에 셀 집적도를 높였고, 전작 대비 50% 향상된 용량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성능 역시 업계 최고 속도인 40Gbps(초당 기가비트)로 사용 환경에 따라 최대 42.5Gbps까지 구현할 수 있다. 프리미엄 그래픽카드에 탑재할 경우 초당 최대 1.8TB의 데이터 연산이 가능하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이는 30GB 용량의 UHD 영화 60편을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전력 효율도 전작보다 30% 이상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24Gb GDDR7을 연내 주요 GPU 고객사의 차세대 AI 컴퓨팅 시스템에 검증하기 시작해 내년 초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에선 이번 GDDR7 개발이 내년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AI 노트북용 GPU인 '지포스 RTX50'을 겨냥한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또 이번 제품부터 저전력 특성이 중요한 모바일 제품에 적용되는 기술들을 도입해 전력 효율을 30% 이상 크게 개선했다. 제품 내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줄이는 'Clock 컨트롤 제어 기술'과 '전력 이원화 설계'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그래픽 D램 시장을 선도하겠단 계획이다. GDDR은 HBM보다 저렴하면서도 빠른 속도와 높은 전력 효율을 구현한 제품이다. PC, 게임 콘솔 등 기존 그래픽 D램의 응용처를 넘어 AI 워크스테이션,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제품을 필요로 하는 AI 시대에 응용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인텔로에 따르면 글로벌 GDDR 시장 규모가 2023년 약 58억달러(8조원)에서 연평균 9.1% 성장률로 2032년엔 약 126억달러(17조원)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새로운 GPU가 검증 단계에 진입하면서 GDDR7 생산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 부사장은 "지난해 7월 '16Gb GDDR7 D램'을 개발한데 이어 이번 제품도 업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해 그래픽 D램 시장에서의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했다"며 "AI 시장의 빠른 성장에 발맞춰 고용량·고성능 제품을 지속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