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상자산 대통령 자처
해리스도 親코인 정책 내놔
선거 다가오자 매수세 몰려
머스크 도지코인도 15% 급등
비트코인이 4개월만에 7만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의 양대 후보가 모두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공약을 내세운 가운데 선거일을 일주일 앞두고 선제적으로 자금유입이 계속된 영향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반감기 등 중장기적 상승요인도 겹쳐 1억원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7만974달러(약 9837만원)로 하루새 4.6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오전 한때 7만1450달러(약 9903만원)으로 1억원에 근접했다.
비트코인이 7만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6월 7일(7만769달러) 이후 처음이다. 다만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3월14일 7만3750달러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업계에 강한 규제를 이어온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가상자산 업계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고소 고발이 계속되며 타격을 입고 있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SEC의 입장 변화가 예상돼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대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가상자산 시장에 친화적인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덕분에 민주당이 승리하더라도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자금유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연말에 비트코인 가격이 12만5000달러(약 1억 7320만원)에 달할 것이며, 해리스 부통령 당선시에도 현재 시세보다 높은 7만5000달러를 기록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의사를 밝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행보에 따라 가격이 출렁이는 도지코인은 이날 오후 3시기준 14.9% 상승했다. 이 역시 대선 결과가 나온 후 상승을 노린 투자자들이 몰린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비트코인 테마주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도 28일(현지시간) 하루새 8.96%가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이 기업은 상장기업 가운데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으로 유명하다.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51% 올랐다. 나스닥에 상장된 미국 최대 코인거래소 코인베이스도 5.39% 상승했다.
연준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이고 지난 4월 비트코인 반감기가 발생한 것도 중장기적인 가격상승 요인이다. 미국 대선이 열리는 5일에 이어 6일에는 연준의 금리결정이 예정돼 있다.
김 센터장은 “통화정책 측면에서 양적 완화로 돌아선 것도 비트코인에 호재”라며 “2012·2016·2020년 세 해 모두 미국 대선과 반감기가 있었으며, 모두 4분기에 유의미한 가격 상승과 이듬해 폭발적인 성장이 반복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