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7.08로 장 마감,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으로 2000조원도 깨져
"어제는 2500선이 깨지고, 내일은 2400이 깨질까 두렵다"
13일 코스피는 나흘째 급락세를 지속해 전날보다 65.49포인트(2.64%) 내린 2417.08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1월 13일(2403.76) 이후 1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여기에 시가총액도 2000조원을 밑도는 1970조6632억원을 기록하면서 "어디까지 내려갈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시장을 감싸고 있는 상황이다. 코스피의 52주 최저가는 2386.96으로, 경신까지 30.12포인트만을 남겨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의 47대 대선 당선 이후 코스피가 연일 급락하고 있는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인 '트럼프노믹스' 때문이다. 트럼프는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아래 자국의 이윤만을 중요시하는 기조를 보이기 때문에 수출을 주로 이루는 코스피 기업들 특성상 이익 하락은 기정사실화 돼 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치가 상방 압력을 받는 반면, 해외 경제 이슈에 민감하고 펀더멘털이 약한 코스피는 하방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다.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미국 하원에서도 공화당 과반 확보가 유력해지며 '레드 스윕(공화당의 상하원 장악)' 실현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로 인한 트럼프 트레이드가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상승세가 계속돼 심리적 저지선인 1400원을 돌파했다.
다만 조정 단계를 지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악재가 모두 해소되기는 어려운 점이 사실이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도 아닐 뿐더러 그간 충분히 가치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하락 여력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과 3분기 실적발표 기간 실망에 따른 전망치 조정, 환율 부담 등 쏟아지는 악재가 대거 해소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며 "다만 새롭게 등장한 악재는 아니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구간에 진입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