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면서 현재 1.5%포인트(금리 상단 기준)인 한·미 금리차는 일단 유지됐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5월 초 연방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시장에서 보는 만큼 이후 한·미 금리차가 1.75%포인트로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미 금리차가 원·달러 환율 급등과 국내 외화자금 유출로 이어질 경우 한은의 통화정책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Fed는 다음달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재 연 4.75~5.0%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선물시장에선 현재 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70% 정도로 보고 있다.
이대로라면 한·미 금리차는 1.75%포인트로 벌어진다. 이는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는 금리 역전폭이다. 현재 1.5%포인트 금리차도 2000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Fed가 다음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은 현재 원·달러 환율에 대부분 반영돼 있다”면서도 “만약 Fed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수출 부진을 또 다른 환율 불안 요인으로 꼽는 의견도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무역 의존도가 높아 대외 금리차보다 무역수지 등이 환율에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며 “수출이 부진한 상황이어서 향후 환율 급등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