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버티기, 왜?
미국 경제의 70%는 소비가 차지하고 있고, 미국 경제에서 고용은 소비와 바로 연결되는 고리입니다. 그래서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가늠해 보기 위해서는 고용을 봐야 합니다. 다만 고용은 경기에 후행하는 성격이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합니다.
3월 고용 수치를 보면 신규 고용은 23만6000명으로, 2월의 32만6000명보다 줄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20만명을 웃도는 탄탄한 흐름을 보여줬습니다. 실업률도 3.5%로 2월의 3.6%에서 하락했습니다. 고용시장이 식고는 있지만 침체를 보여주는 수준은 아닌 것입니다.
빅테크들이 대규모 감원을 하는데도, 미국 고용시장이 탄탄한 이유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는데요.
미국의 인력 채용 컨설팅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1분기에 27만416명의 감원이 이뤄졌습니다. 특히 테크 분야에서 10만2391명의 감원이 시행됐습니다. 전체 감원의 38%가 테크 분야에서 벌어진 것이죠. 1분기 테크 분야의 감원은 작년 전체 감원 인원인 9만7171명을 넘어섰습니다. 테크 분야에서 올해보다 더 많은 감원이 이뤄진 해는 2001년과 2002년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고용난이 벌어지지 않는 것은 테크 분야에서 채용도 많기 때문입니다.
테크 분야 인력 컨설팅업체인 컴프티아(CompTIA)의 테크 일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3월 테크 분야의 구인 공고는 31만6000건으로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3월 테크 분야 전체 고용은 19만7000명이 늘었습니다.
테크 분야에선 감원도 많지만 고용도 많은 것이죠.
컴프티아의 수석 조사 책임자 팀 허버트는 “빅테크에 초점을 맞추는 기사 제목들은 엄청난 테크 피라미드를 간과하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이 주도하는 테크 서비스가 고용의 구멍을 메우고 있다”고 했습니다. 허버트는 또 빅테크들의 감원에 대해 “비용 효율적이고 이익 마진을 개선하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고용이 좋다는 건 긴축이 계속될 수 있다는 근거이기도 하지만 경제가 좋다는 뜻이기도 해서 증시에 양날의 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실제 5월FOMC에서 금리를 25bp 올릴 확률이 높아졌다는 게 월가의 컨세서스입니다.
글 : 박유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