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가 올해 3월 8일 기준 세계 10위 부호를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일론 머스크,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등 전부 백인 남성인 가운데 유일하게 인도의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 무케시 암바니가 9위에 올랐다.
아시아로 범위를 좁히면 1위 부자다. 보유한 자산은 1120억 달러(약 149조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살고 있는 인도 뭄바이의 27층 저택은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이다. 삼성가(家) 자산이 182억 달러(약 24조350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부의 규모를 실감할 수 있다.
한국에는 2019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무케시 회장의 장남 결혼식에 인도 전통복장을 입고 참석한 사진이 공개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올해 3월에 열린 막내아들 결혼식 전야제에도 전 세계 정·재계 인사들과 팝스타 리한나가 축하공연을 펼쳤다.
무케시 암바니가 이끄는 릴라이언스 그룹은 인도에서 가장 큰 민간기업이자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거대 복합 기업체 중 하나다. 소매, 천연가스, 석유화학부터 통신, 섬유, 엔터테인먼트 등 손을 뻗치지 않은 분야가 없다.
그의 아버지 디루바이 암바니가 1958년 소규모 무역회사로 문을 열었지만 정부가 규제하던 곧 폴리에스터 산업에 뛰어들며 급격하게 성장했다. 장남인 무케시 회장은 아버지의 지원으로 인도의 화학기술연구대학에서 화공학을 전공하는 등 섬유산업의 전문가로 성장했고 사업을 물려받으며 기업을 키워갔다.
2002년 디루바이 초대회장 사망 후 형제의 난이 시작됐다. 무케시 회장은 남동생인 아닐 암바니와 계열사를 두고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 그러나 어머니인 코킬라 암바니의 중재로 장남인 무케시 회장이 그룹의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분야를, 차남인 아닐 회장이 통신, 금융을 나눠 가졌다.
삼성을 비롯해 글로벌 인사들이 무케시 회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각 기업이 인도에서 펼칠 미래 신사업에 꽤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라는 분석이다. 장남 결혼식에 이재용 회장이 방문한 2019년 당시 삼성전자는 릴라이언스 지오가 추진하는 이동통신 4G 네트워크의 핵심 장비 공급사였고 2022년 5G 핵심 장비 공급을 따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