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이 결국 구속되며 창사 이래 최대위기를 맞았다. 당장 최고 리더십 부재를 겪게 된 카카오는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추진 동력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총력을 다해왔던 그룹 쇄신 작업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범수 구속에…AI 등 신사업 어쩌나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에 대해 "증거 인멸 우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신사업 제동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주요 사업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은 사실상 김 위원장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리더십 부재는 뼈아플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AI 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할 시기에 김 위원장이 사법 리스크에 휘말리며 혼란을 겪을 가능성도 크다. 올 하반기는 AI 시장에서 뒤처졌던 카카오가 새로운 AI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힌 시점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6월 자체 데이터센터 공개 행사에서 "올해 카카오만의 차별점이 담긴 AI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달에는 카카오 본사 AI 전담 조직과 AI 연구·개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일부 조직을 결합한 AI 전담 조직 '카나나'를 만들기도 했다.
"사명까지 바꾸겠다" 공언한 김범수 부재, 쇄신도 차질
김 위원장의 부재로 그룹 경영 쇄신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직원과의 간담회에서 "회사 이름까지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하겠다"며 쇄신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실제 카카오는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비상경영을 선언했고, 외부 독립 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와 내부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를 출범하는 등 고강도 쇄신 작업을 이어왔다.
김 위원장은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함께 CA협의체 의장을 맡고 있고, 산하에 경영쇄신위의 위원장이기도 하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는 카카오 주요 계열사의 신규 투자 집행·유치, 지분 매각 프로세스를 강화해왔다. 그러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김 위원장이 구속되며 카카오 경영 전반 쇄신 작업 속도도 늦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따른다.
김 위원장이 구속된 이후 카카오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카카오 내부적으로 창업자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당혹스러운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공백이 현실화 되면서 회사 경영이 어떻게 운영될지 구체적인 방향성을 잡는 것부터가 카카오 입장에서는 큰 난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