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호조, 내년 전망 낙관에 급등
하루 동안 시총 138조원 증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하루 동안 22% 치솟았다. 올해 3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은 데다, 내년 차량 판매가 최대 30% 증가할 것이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이 11년 만의 최대 랠리를 견인했다. 테슬라 시총은 이날 하루에만 1000억달러(약 138조원) 불어났다.
24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후 2시29분 현재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21.92% 오른 주당 260.4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2013년 5월 주가가 하루 24% 치솟은 이후 11년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일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날 테슬라는 주가 급등은 전날 월가 전망을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가 견인했다. 이 회사는 전날 장 마감 후 3분기 매출이 251억8200만달러, 주당순이익(EPS)이 0.72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은 테슬라가 이 기간 매출 255억달러, EPS 0.6달러를 달성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EPS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그간 테슬라는 중국 기업들과의 가격 인하 등 출혈 경쟁을 벌이면서 최근 이익이 감소해 왔다. 하지만 탄소배출권 크레디트 판매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호조, 매출 원가 감소로 3분기에 예상보다 높은 순이익을 거뒀다. 특히 테슬라는 순수 전기차 판매를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인 대가로 정부에서 크레디트를 받는데, 이 권리를 탄소 배출이 많은 다른 기업에 팔아 7억3900만달러의 수익을 냈다.
전날 실적 발표 후 머스크 CEO의 발언은 주가 급등의 기폭제가 됐다. 그는 비용 절감 노력으로 전기차 가격이 낮아져 내년 자동차 판매가 20~3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내년 15% 성장을 예상한 팩트셋의 전망을 크게 앞지르는 수준이다.
머스크 CEO는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이달 초 공개한 자율주행 로보택시 시제품인 '사이버캡'도 언급했다. 그는 2026년부터 사이버캡 양산을 시작해 연간 20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 금리 인하로 차량 할부금 납부액이 줄어들면서 수요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도 했다.
아울러 머스크 CEO는 연방정부가 사람이 감독하지 않는 완전 자율주행차가 전국 어느 도로든 주행할 수 있도록 승인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정부에 효율성 부서가 있다면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시 불필요한 기업 규제를 없애는 '정부 효율성 위원회'를 신설해 머스크 CEO를 기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7500만달러(약 1040억원)의 선거 자금을 기부하며 그의 당선에 올인하는 상황이다.
월가에서는 테슬라 주가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딥워터 에셋 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 매니징 파트너는 "투자자들은 테슬라 실적 발표에서 예상보다 나은 이익과 인도량 증가에 대한 전망치를 얻었다"며 "장기 투자자들은 황금 당근(golden carrot)을 얻은 셈"이라고 분석했다.
파이퍼 샌들러의 알렉산더 포터 애널리스트는 "거의 모든 면에서 예상 밖으로 좋은 분기였고, 내년 전망과 관련해서는 특히 더 많은 정보가 공개됐다"며 "머스크의 전망이 낙관적이라 하더라도 기존 예상했던 것보다 상승 여력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비중확대'를 제시했다.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한 모건스탠리는 머스크 CEO가 제시한 내년 20~30% 판매 성장 전망에 대해 "회사가 더 저렴한 가격의 모델 출시, (소비자에 대한) 자금 조달 제안, 기능 향상을 통해 구매 가능성을 개선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